?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타불라 라사(tabula rasa)’는 라틴어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석판이라는 의미로 타불라는 태블릿(tablet), 판 이라는 단어가 그 어원이다. 존 로크는 영국 경험론을 창시한 철학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대학에서는 의학을 공부하여 해부학에 관한 저서도 남긴 인물이다. 로크는 그가 주장한 경험론처럼 실제로 의사로서 많은 영유아를 접해 본 경험을 통해, 태어날 때 사람의 심성은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석판, 즉 타블라 라사와 같다고 생각했다.

 

로크가 도달한 결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일이든 실제로 존재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생각, 즉 현실 세계에 관한 이해는 직접 감각을 통해 얻은 경험에 의해 이끌리든가 아니면 간접 경험으로부터 도출된 요소가 바탕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아주 당연하게 들린다. 그 사람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무엇을 긍정하고 있는지 보다 무엇을 부정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철학에서도 그러한 사고방식은 유용하다. 과연 로크는 무엇을 부정했을까? 로크는 두 위대한 철학자의 사고를 부정했다.

 

한사람은 데카르트다. 세상을 단순한 사고와 연역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즉 경험에 의지하지 않고 세상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데카르트의 주장을 로크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로크가 부정한 또 한 사람은 플라톤이다. 로크는 이데아와 관련해서,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전생에서 얻은 지식을 갖고 있다는 플라톤의 주장을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사람이 태어날 때는 백지 상태이며 그 위에 경험이 채색되면서 점차 현실에 관한 지식과 이해가 구축된다고 믿었다.

 

지금이라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고관이지만 로크가 살던 당시 사회에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누구나 태어날 때 마음 상태가 백지라는 것은 인간에게 타고난 우열이 없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귀족과 왕족의 자손이든 장인이나 백성의 자식이든 타고난 우열은 없다. 개인의 소양은 모두 태어난 후에 어떠한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이는 교육에 의해 인간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 사고관은 프랑스에서 대중도 교육을 받게 됨으로써 사회적인 예속 상태에서 해방되어 모두가 평등한 입장에 선다는 신념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조금 더 덧붙여 보자. 로크가 주장하는 핵심 주제가 사람은 경험과 학습에 의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라면 이 주제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나 적용해 볼 수 있다.

인간의 수명이 100세에 이르는 시대에는 다시 새롭게 배우는 일이 매우 중요한 논점이다. 특히 오늘날처럼 기술의 발달이 두드러지는 사회에서는 한번 배운 지식이 금새 진부해지고 마는 경향이 있다. 이 사실을 생각할 때 자신의 경험을 초기화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머릿속을 새하얀 석판, 타블라 라사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까? 그리고 되돌렸을 때 거기에 의미있는 경험과 지식을 새겨 넣을 수 있을까? 이 명제는 앞으로도 중요한 논점이 될 것이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중에서-

 


Title
  1. ♧직장인 엄마의 저녁 시간, “바쁘더라도 이것만은 꼭!”

    Date2019.11.13 By산내들 Views7
    Read More
  2. 엄마들은 왜 ‘대화’를 하지 않고 ‘말’만할 할까?

    Date2019.10.28 By산내들 Views20
    Read More
  3. 엄마, 내가 영재였으면 좋겠어

    Date2019.10.17 By산내들 Views22
    Read More
  4. 사랑의 지도란?

    Date2019.10.17 By산내들 Views8
    Read More
  5. 남녀의 뇌는 어떻게 다를까?

    Date2019.10.15 By산내들 Views21
    Read More
  6. 부부싸움은 ‘남자’와 ‘아내’의 싸움_ 두 번째

    Date2019.10.11 By산내들 Views18
    Read More
  7. 부부싸움은 ‘남자’와 ‘아내’의 싸움_ 첫 번째

    Date2019.10.11 By산내들 Views10
    Read More
  8. 엄마, 이런 말은 싫어요!

    Date2019.10.08 By산내들 Views34
    Read More
  9. 부모의 잘못된 말이 아이의 자존감을 망친다.

    Date2019.09.24 By산내들 Views36
    Read More
  10. 행복한 가정에서 행복한 아이가 자란다^^

    Date2019.09.24 By산내들 Views19
    Read More
  11. 떼쓰는 아이의 기분을 맞춰주지 않는다!

    Date2019.08.29 By산내들 Views28
    Read More
  12. 좀 참을 줄 하는 아이이게 가장 나쁜 육아

    Date2019.08.22 By산내들 Views41
    Read More
  13. 내가 아이들에게 했던 좋은 엄마 노릇은...

    Date2019.07.25 By산내들 Views42
    Read More
  14. 부부싸움은 아이를 고집불통으로 만든다!

    Date2019.07.03 By산내들 Views32
    Read More
  15. 야채 스프, 채소 날 것으로 먹을 때보다 '이것' 좋아

    Date2019.06.28 By산내들 Views23
    Read More
  16. 성교육을 넘어 ‘젠더교육’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Date2019.06.19 By산내들 Views28
    Read More
  17. ♬오늘의 공감 Talk

    Date2019.06.14 By산내들 Views22
    Read More
  18. "입에 맛있기보다 '腸에 좋은' 식사를…

    Date2019.06.14 By산내들 Views14
    Read More
  19. 타고난 능력이란 없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John Locke-

    Date2019.05.31 By산내들 Views10
    Read More
  20. 혼자 우뚝 서라~

    Date2019.05.24 By산내들 Views2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